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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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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퀴리> detail

<퀴리> 테이블 리딩 현장 스케치

 

일시 : 2017년 8월 16일 11시~13시
장소 : 콘텐츠코리아랩 10층 카카오상상센터
연출 : 김현우
출연 : 박란주, 박정표, 양승리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의 여섯 작품 리딩이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다. 둘째 날 첫 작품은 천세은 작가의 <퀴리>였다. 우리에게 ‘퀴리 부인’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마리 퀴리는 라듐을 발견하고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여인이다. 라듐의 발견으로 인류는 한 단계 진보했지만 라듐의 해악을 모르던 사람들은 라듐을 이용한 시계나 치약 등 다양한 물품에 사용하면서 피폭당한다. 뮤지컬 <퀴리>는 폴란드인 여성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녀가 라듐의 해악성을 알게 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집중한다. 

 

퀴리 부인은 유명한 위인이지만 실제 그 삶을 제대로 아는 이는 많지 않아 소재가 흥미롭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현우 연출은 “과학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과학 지식을 전달하려는 의도 때문에 인물이 묻혀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과학적인 호기심을 떠나 퀴리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반면 “폴란드인으로서의 이야기나 ‘라듐은 나야’라고 말하는 과정까지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드라마의 밀도가 약하다는 지적을 했다. 

 

 

’더뮤지컬’ 박병성 국장 역시 비슷한 지적이었다. “이미 작품 속에 인물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요소가 담겨 있긴 하지만 계속된 실험에서 라듐의 위험성을 알리는 결과가 나오는데, 라듐을 옹호하려고만 하는 그녀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주인공 마리의 공감 부분을 지적했다. 

 

마리 캐릭터는 비교적 작품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남편인 피에르 퀴리나 연구를 지원하는 자본가 루벨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주기를 요구했다. 마리 역을 맡았던 박란주는 “피에르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리를 도와주는 역할로만 등장한다. 그 역시 과학자였는데 아내의 성공에 대한 부러움, 자격지심 같은 인간적인 갈등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요소들을 넣는다면 좀 더 극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박정표 배우는 “루벨 역시 전형적인 악인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동국대 스토리텔링연구소 김수영 연구원은 흥미로운 소재지만 극 진행은 밋밋하다며 극적인 구성을 요구했다. “퀴리 부인은 왜 퀴리라고 하지 않고 퀴리 부인으로 할까 궁금했었다. 소재에 호기심이 갔다. 상황은 다른데 비슷한 느낌의 대사가 이어지다 보니 다소 지루했다”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 역시 극 구성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퀴리의 이야기가 좀 더 집중되려면 라듐으로 피해를 입은 여직공 안느의 이야기가 좀 더 부각되어야 한다. 그리고 라듐의 해악성을 밝히는 법정 다툼이 좀 더 서스펜스 있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라듐의 해악성이 밝혀지는 과정도 실험 순서를 바꿔서 마리가 쥐들로 실험을 반복하는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자 피에르가 자신을 대상으로 피폭 실험을 하게 된다면 좀 더 상황이 극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로서 음악의 기능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박정표 배우는 “개인의 비슷비슷한 심리를 보여주는 가사이어서 노래를 부르면서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배우가 찾아내야 하는 일이겠지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나 대사가 주어지지 않으면 힘들다”고 했다. 

 

아뮤즈코리아의 오덕주 부사장은 “마리에 대한 감정 이입이 안 됐다”며 아쉬움을 표현했고, 중국 남경해소문화전파유한공사 왕해소 대표는 “익숙한 인물의 이야기여서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소재”라고 했다. 라이브의 강병원 대표는 흥미로운 소재인 것은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대본은 일반 관객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대중성이 떨어진다. 좀 더 매력적인 드라마 전개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시간가량 리딩과 품평회를 지켜본 천세은 작가는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내지 못했는데 배우들이 연기하고 또 귀중한 말씀을 듣게 되어서 좋았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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