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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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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detail

창작특강1 - 창작자의 자세

 

일시 : 2017년 9월 13일 13시~13시 50분
장소 : 콘텐츠코리아랩 10층 카카오상상센터
강사 : 추정화(뮤지컬 연출가)

 

맷집과 압축된 상상력의 필요성
추정화 연출은 뮤지컬 <인터뷰>를 무대에 올렸던 본인의 경험과 특강 주제를 연관 지어 강의를 이끌어 나갔다. 그녀가 처음으로 강조한 것은 작가들이 맷집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추정화 연출은 “다들 굉장히 돌려서 말하려고 하지만, 작품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작가가 대본을 잘 쓰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창작자, 특히 작가는 비판을 받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강연자 역시도 그간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창작자였다. 그녀의 첫 작품 <달을 품은 슈퍼맨>은 작품의 배경이 달동네라는 이유로 뮤지컬 <빨래>를 베낀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고, <인터뷰> 또한 초연 당시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드라마 <킬미힐미>와 소재가 비슷하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실 뮤지컬 <인터뷰>의 대본은 드라마 <킬미힐미>가 방영되기 전 이미 완성된 상태였고, <달을 품은 슈퍼맨>은 <빨래>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난은 온당치 않은 것이었다. 추정화 연출은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심적으로 많이 괴로웠다. 하지만 그간 비판받는 것에 익숙해지는 일종의 훈련을 해서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정화 연출은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만 해도 이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말했다”며 이미 수많은 작품들이 거의 모든 소재를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독창성이란 작품 소재의 차이가 아닌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약간의 차이일 터. 추정화 연출이 <인터뷰>의 초점을 다중인격자 자체가 아닌 다중인격자가 되어가는 과정에 맞추고, 이를 가정폭력과 연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강연자는 “같은 소재일지라도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창작자는 소재의 독창성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유연한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에게 필수로 요구되는 덕목인 상상력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추정화 연출은 “예산을 비롯한 많은 현실적인 제약들과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상상력 자체보다는 이를 압축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가는 자신의 상상이 한정된 공간 안에서 구체화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의 제약 역시 창작자가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 요소라는 말을 덧붙였다.

 

 

현지 관객의 입맛에 맞추어
뮤지컬 <인터뷰>의 해외 공연을 회상하며 강연을 이어나간 추정화 연출은 “조안이 등장하는 장면이 선정적으로만 표현되어 작품 의도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며 <인터뷰> 뉴욕 공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통해 깨달은 바도 있다며 뉴욕에서의 공연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강연자가 얻은 깨달음이란 어떠한 상황이든 본인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추정화 연출은 “뉴욕에서 낭패를 본건 내가 개입하지 않아서였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이 해외로 진출할 때, 작곡가와 작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자는 동시에 “비빔밥 하나를 해외에 팔아도 현지화를 해야 하지 않은가. 작품 수출 시 현지에 대한 공부와 이를 바탕으로 현지 관객의 입맛에 맞는 수정은 분명히 필요하다”며 현지 관객의 입맛에 맞춘 작품 수정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중국과 일본이 선호하는 장르를 각각 코미디와 어두운 이야기로 분석한 강연자는 “일본에서 <인터뷰> 반응이 좋았던 것은 비교적 어두운 내용이 일본 국민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현지화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현지 극장 환경에 따른 무대 수정 역시 강연자가 강조한 부분이었다. 추정화 연출은 “200석 안팎 규모의 극장에서만 작품을 올려왔는데, 교토의 극장을 가보니 900석이더라. 큰 극장 규모에 맞추어 무대를 조금 더 확장하니 좌석 맨 끝 쪽에서도 잘 보였다”고 한다. 현지 극장 환경에 맞는 무대 수정은 관객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연에 대한 애정
추정화 연출은 공연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녀가 공연에 대한 애정을 힘주어 강조한 까닭은 공연 시장의 상황이 척박하기 때문이다. 추정화 연출은 “이쪽 일은 소위 말해 로또가 없다. 한 작품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서 작가나 작곡가로서 잘 풀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이쪽 일이 하고 싶다면, 공연과 자신이 하는 일이 미치도록 좋아야 한다”며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공연에 대한 애정이 자신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강연자는 또한 “뮤지컬이란 연출가나 안무가 등 다른 사람과의 협업이 중요한 장르다. 본인이 일하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사람들 간의 관계도 결코 좋을 수가 없다”고 했다. 자신의 일과 공연에 대한 애정이 필요한 이유를 추가적으로 언급했다. 추정화 연출은 “창작진들의 사이가 좋지 않다면 그 사이에서 고생하는 것은 배우들”이라고 말했다. 작품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창작진들 사이의 결속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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