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7년 8월 16일 14시~16시
장소 : 콘텐츠코리아랩 10층 카카오상상센터
연출 : 김현우
출연 : 박정표, 장민수, 강연정, 주민진
김현우 연출을 주축으로 진행된 <화이트 캐슬> 테이블 리딩은 오전부터 다른 작품의 리딩에 참여했던 박정표 배우와 새롭게 투입된 장민수, 강연정, 주민진 배우가 함께했다.
뮤지컬 <화이트 캐슬>은 19세기에 시카고에서 열렸던 만국 박람회를 배경으로, 연쇄살인마 헨리 하워드 홈즈와 그의 조수로 일하게 된 벤자민 핏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리딩을 통해 살펴본 <화이트 캐슬>은 활기로 가득했던 19세기 시카고, 만국박람회, 연쇄살인마, 살인호텔 등의 소재 자체만으로도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작품이 실존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 작품의 주제의식을 보험 사기라는 설정을 통해 현대 사회와의 문제점과 연결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김현우 연출은 “작품의 소재와 설정들이 매력적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본격적으로 사건이 진행되기까지가 길게 느껴져서 소재의 매력이 느리게 와 닿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느리게 진행되는 사건 진행이 다소 지루함을 자아냈다는 지적이다. 배우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반 설명이 지나치게 친절하여 전반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한 박정표 배우의 의견과 더불어, 벤자민 핏첼의 아내인 캐리 역을 맡아 대본을 읽었던 강연정 배우 역시도 “중요한 사건이 진행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에 비해서, 정작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쉽고 빠르게 진행되는 느낌”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리딩은 준비된 음원을 함께 들으며 진행되었는데, 리딩을 모두 마친 후 박정표 배우는 “우리가 할 일이 별로 없었다”는 농담을 던졌다. 준비된 음원에는 주요 대사들까지 모두 녹음이 되어있었던 탓에, 배우들이 대사를 읽을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화이트 캐슬>의 음악을 주의 깊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리딩 후 이어진 피드백에서는 이를 방증하듯 음악에 관한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화이트 캐슬>의 김승진 작곡가는 아이러니를 통해 희극과 비극의 경계를 흐리고 블랙 코미디의 느낌을 가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참관인으로 참석했던 민찬홍 작곡가는 이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블랙 코미디의 느낌을 주고 싶을지라도 이 작품이 스릴러를 표방하는 만큼, 반드시 음악을 통해서 긴장감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음악을 통해 긴장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템포나 분위기에 변화를 줌으로써 긴장감이 유발될 지점에서 음악이 치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하며, <화이트 캐슬>의 경우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정 배우 또한 “아이러니라는 의도는 좋지만, 몇 곡 정도는 극적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몰아갈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민찬홍 작곡가는 “뮤지컬은 대본과 음악이 그 역할을 반씩 나누어 맡아야 하는 장르”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뮤지컬에서는 대본과 음악 모두가 고르게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민찬홍 작곡가는 “그러나 <화이트 캐슬>은 대본이 90%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본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라고 말하며, 음악만으로도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