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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화이트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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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화이트캐슬> detail

<화이트 캐슬> 2차 멘토링 현장

 

일시 : 2017년 10월 26일 (목) 17시 30분~19시
장소 : 상도동 카페 ‘빅 컵’
멘토 : 이지나 연출

 

 

인물을 매력적이고 풍부하게 
<화이트 캐슬>은 실존했던 연쇄살인마 헨리 하워드 홈즈와 그의 조수 벤자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지나 멘토는 “국내 뮤지컬계는 스토리텔링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캐릭터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화이트 캐슬>의 등장인물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데, 가장 큰 이유는 인물들의 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전사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살인 호텔 ‘화이트 캐슬’의 주인인 홈즈가 살인을 하는 이유가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인지, 혹은 돈 때문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계기를 확실하게 마련해야 하고, 인물의 풍부한 전사가 삽입되어야 그 계기가 어떠한 것이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조금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홈즈의 동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캐릭터의 동기 자체가 단순해져 버리면, 살인이라는 소재의 무게감에 비해 전개 방식이 가벼워져 작품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것이 멘토의 지적이다.

 

멘토는 홈즈가 벤자민을 조수로 선택하는 동기 역시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낼 것을 주문했다. 작품 안에서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캐리와 그녀를 사랑하던 벤자민은 도망치듯 시카고로 떠나와 ‘화이트 캐슬’에 투숙하게 된다. 살해당한 약혼자의 이름 데이빗을 가명으로 사용하던 벤자민은 실수로 숙박계에 본명을 적게 되면서 홈즈에게 비밀을 들키게 되고, 홈즈는 이를 빌미로 벤자민을 조수로 이용한다. 그러나 멘토는 “이것만으로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굳이 벤자민을 선택한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며 홈즈가 벤자민을 선택한 이유가 명확해지려면 결국 캐릭터가 두텁게 설정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이트 캐슬>에서 벤자민은 결국 홈즈를 죽이고 자신이 홈즈가 되는데, 이는 프롤로그에서 등장한 홈즈가 에필로그에선 벤자민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작품의 주요 반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프롤로그에서 등장하는 홈즈의 모습을 관객들이 에필로그에 이르러 기억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뒤바뀌는 부분이 더 효과적으로 표현되려면 홈즈가 벤자민을 선택한 이유가 흡사한 외모 때문이라고 설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여기에 안경만 바꿔 끼는 등의 연극적인 언어만 마련해 두면 이 반전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앞서 지적했듯 인물의 전사를 풍부하게 마련하고 심리 묘사를 세밀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릴러에서 필요한 것은 긴장감
홈즈에게 약점을 잡혀 ‘화이트 캐슬’에서 그의 일을 돕는 벤자민은 캐리와 그가 홈즈의 허락 없이 호텔을 나설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감금이 된 상태로 홈즈를 돕는 일이란 시체를 처리하고 이를 대학병원에 내다 파는 것. 그러나 “화이트 캐슬이라는 공간을 나갈 수 없다는 것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이 작품을 지배하는 정서여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러한 긴장감이 팽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벤자민이 자유롭게 대학 병원을 오가는 모습 등을 보면 인물들이 감금되었다는 설정이 체감되지 않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인물끼리 갇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로 같은 호텔의 구조나 홈즈가 캐리를 볼모로 잡았다는 등의 극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정된 공간에서 기인하는 긴장감이 보강될 수 있다”고 조언한 멘토는 육체적으로 갇혀있다는 설정에서 기인하는 긴장감이 스릴러를 표방하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드러나야 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청각적 요소가 제한되는 공연예술에서 이러한 긴장감이 음악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 이를 표현하기에 현재의 넘버 구성은 단순하다”고 충고했다. 아리아, 2중창, 합창 등의 다양한 구성이 뮤지컬의 힘인데, 음악의 문법이 빈약하기 때문에 작품에 확연한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는 것이 멘토의 지적이다. 블랙코미디를 염두에 둔 음악 콘셉트에 대해서도 “난해하고 불협화음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 손드하임의 느낌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손드하임 음악의 매력은 가사에 있는데, 지금의 가사는 손드하임의 느낌을 낼 수 없다”고 말하며 “스릴러로서의 작품의 서스펜스가 약하기 때문에, 블랙코미디 식의 음악보다는 귀에 꽂히는 강렬한 음악으로 이를 보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뮤지컬 음악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 멘토는 작곡가가 다른 곳에 욕심을 두기보다는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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