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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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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detail

창의특강4 - 공개특강 : 윤제균 감독의 창작 강의

일시 : 2017년 10월 13일 15시~16시 30분
장소 : 콘텐츠코리아랩 10층 컨퍼런스룸
강사 : 윤제균 감독
        현 JK 필름 대표
        <두사부일체>, <해운대>, <국제시장> 감독
        <하모니>, <히말라야> 등 제작

 

 

평범한 샐러리맨이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윤제균 감독은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 활동 전반에 대한 자신만의 비결을 설명했다. 성공의 요인이 무엇인지 종종 질문을 받는다는 윤제균 감독은 “좋은 의미에서의 ‘주제파악’과 ‘남들이 100을 기대할 때 200을 보여주는 것’만큼 성공을 위해 중요한 것이 없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파악하고 주어진 일에 성실히 임하는 자세가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윤제균 감독은 경제학과를 전공한 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글로 남을 울고 웃기는 재주가 있음을 깨달은 건 LG 전략기획 팀에 입사한 직후, 처음 담당한 업무를 통해서였다. 그에게 처음 맡겨진 업무는 회사 내 각 팀의 소식을 전하는 사보를 쓰는 일.  그는 가뜩이나 재미없는 사보를 평범하게 쓰기 싫었고, 그래서 팀장과 팀원들을 주인공으로 한 일화들을 시나리오 형식으로 담아냈다. 

 

윤제균 감독이 쓴 새로운 형식의 사보는 팀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당시 사람들이 사보를 재미있게 읽었다며 격려의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고, 내가 글 쓰는 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 그는 “무엇이든 대충 하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일에 치어 본인의 재능을 잊고 살던 그가 영화와 직접적인 연이 닿은 것은 IMF 외환위기 당시 한 달간 무급휴직을 당했을 때였다. 무급 휴직 중에 집에 머물며 심정적으로 힘들었던 그는 사보 반응에 힘입어 무급휴직이 끝날 때까지 시간도 때우고 마음도 추스를 겸 시나리오를 써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작품이 바로 그에게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을 안겨준 <신혼여행>. 윤제균 감독은 “나에게 사보가 재미있다며 칭찬해 준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시나리오 쓸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본인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본인의 장점은 남이 이야기해주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으로 하여금 본격적인 감독의 행보를 걷게 한 영화 <두사부일체>는 그의 성실함이 빛을 발한 케이스였다. 그는 등단 후에도 회사 생활을 계속 해왔는데 시나리오 의뢰를 받고 한 달 안에 시나리오를 드리겠다는 약속을 덜컥 해버렸다. “남들이 기대한 그 이상을 보여주고 싶어 한 달 동안 3, 4시간밖에 못자고 회사일과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해야 했다. 3주 만에 초고를 완성한 후 남는 시간 동안 거듭 작품을 수정해서 시나리오를 드렸을 때는 거의 삼고에 가까운 수준이었다.”라고 한다. 제작사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두사부일체> 시나리오를 받아 본 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떠한 일이든 일을 맡긴 사람은 일정 수준의 기대치를 갖기 마련이다. 글을 쓰거나 제작, 기획, 연출을 할 때도 모두 마찬가지다. 100을 기대하는 사람에게 200을 보여준다면, 관객이든 투자사든 자신을 끌어줄 사람들이 생겨난다. 매사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시나리오는 아이템이 반, 구성이 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비단 자세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 또한 중요할 터. 윤제균 감독은 성공적인 시나리오 쓰기를 위한 기술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강연자는 “시나리오는 아이템이 반, 구성이 반”이라고 설명하며, “최고의 아이템으로는 경험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첫 시나리오 <신혼여행>도 그가 회사의 지원을 받아 홍콩으로 단체 신혼여행을 떠났던 경험에서 탄생했다. 신혼여행을 단체로 떠나다 보니 다양한 커플들이 모였고, 다양한 커플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때의 경험이 그에게 영감이 되었다.

 

<두사부일체> 또한 마찬가지였다. 윤제균 감독의 매제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건달 생활을 청산하고 영화 공부를 위해 입학한 학생이 있었는데, 이때 여러 재미난 사건들을 들었다. 이에 착안해 배경을 대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옮기고, 약간의 상상을 더해 만든 작품이 <두사부일체>였다. 윤제균 감독은 “따라서 최고의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것을 듣고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꼭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닐지라도, 신문이나 책, 인터넷 등을 통한 간접경험 역시 아이템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스마트 폰의 메모 기능을 애용한다는 그는 “뭐든 경험할 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모두 메모장에 적는데, 지금도 100개가 넘는 아이템이 스마트 폰에 적혀있다”며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것만큼이나 그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윤제균 감독은 시나리오의 구성 팁으로 강연 주제를 옮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강연자가 제시한 가장 손쉬운 구성법은 아이템을 선정한 후 이를 한 문장, 그 후에는 A4용지 한 장, 5장짜리 시놉시스, 20장짜리 트리트먼트의 형식으로 점차 발전시켜나가는 이른바 ‘스노우 볼 전략’이었다. 윤제균 감독은 “트리트먼트 단계까지 기본 골조를 탄탄히 다져놔야지만, 시나리오 작업 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보강하기가 쉽다”고 말하며 시나리오 작업은 트리트먼트까지 완성이 된 후 시작할 것을 조언했다.

 

윤제균 감독은 또한 “물론 나도 글이 정말 안 써질 때가 있다는 거 알지만, 그럴 때는 시험문제를 풀 듯 모르는 문제는 일단 넘기고 다음 문제를 풀어라. 안 풀리는 문제만 붙들고 있으면 다음 문제를 못 풀지 않느냐”며 완성도에 얽매이지 말고, 일기처럼 꾸준히 작품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제대로 된 승부는 40대 때부터
이날 강연은 윤제균 감독이 본인의 경험을 언급하며 수강자를 격려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금이 인생에 있어 위기의 순간이라 여겨질지라도, 곧 이어 그 위기가 기회로 이어진다.” 본인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IMF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1달간 무급 휴직도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시나리오를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또한 그는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 없었다면 영화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성숙해지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며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과정이니, 현재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해도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인생의 진정한 승부는 40대 때 시작된다고 보았다. 30대는 40대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시기라는 것. “조급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30대 때는 본인의 장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시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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